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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소설의 갈래 1950년대 소설 앞에는 6·25가, 1960년대 소설 앞에는 4.19와 5·16이 있었다. 1950년대 소설은 6·25로 상처받고 뿌리 뽑히고 다시 일어나려 한 한국인들의 실상과 정신적 기제를 담은 것이라 할 수 있고, 1960년대 소설은 4·19와 5·16이 영향권이 된 한국인 삶의 모습과 의식의 저변을 파헤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1970년대를 살았던 이들, 그중에서도 의식이 깨어 있는 자들을 더욱 고통과 긴장 속으로 몰아갔던 배경사(背景史)로는 특히 어떤 것을 주목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1972년 10월에 있었던 유신 선포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암흑과 공포의 정치, 바로 이것이 1970년대 한국인 삶의 기조, 의식의 방향, 정신사적 추이 등을 근본.. 2024. 11. 29.
1970년대 한국시 1970년대의 한국문학이 보여주는 역사적 특성은 크게 두 가지 사각에서 이해된다. 하나는 거시적인 시각이며, 다른 하나는 미시적인 시각이다. 전자에 따르면 1970년대의 우리 문학은 이른바 해방 이후의 문학에 포함된다. 권영민은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눈다. 첫째 단계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로 개화기 시대, 둘째 단계는 20세기 초부터 중반까지로 일제 식민지 시대, 셋째 단계는 20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로 해방 이후의 시대로 불린다." 그에 따르면 해방 이후의 우리 문학은 시대적 삶과 직접 대응하는 특성을 보여주며, 다시 해방에서 6.25에 이르는 시기에는 민족 문학의 재확립, 1950년대 초기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는 문학과 현실의 분열,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는.. 2024. 11. 29.
1960년대 새 세대의 충격과 소설 1960년에 들어서서 가장 중요한 문학적 변모는 1950년대의 순수문학적 경향에 대한 반성과 함께 대두한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야기된 창작가의 변모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학적 변모는 한마디로 문학인들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의 변화라 풀이된다. 즉 6·25의 상흔으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적 거리를 갖게 되고 또한 자유당 정권의 부패에 따른 저항 의식 등이 휴머니즘을 기저로 하여 싹터 나오는 등 그동안 순수문학이 견지해 온 문학의 독자성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좌우 대립으로 경색되고 상실되었던 사회적 공리성이 되살아나는 형태였다. 물론 이외에도 서구문학에 대한 관심과 신인들의 기존 문단에 대한 비판도 거기에 한몫을 한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지적해 두어야 할 점은 이러한 전반.. 2024. 11. 29.
1960년대 순수·참여와 다극화 시대 한국 현대 시사에서 1960년대는 중대한 하나의 의미 단락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1960년대의 첫인상으로 치열했던 참여문학 논쟁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4·19 혁명과 5·16 쿠데타로 시작되는 1960년대에 참여 시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과의 관계에서 문학의 본질과 기능을 재검토해 보려는 문학관의 정립이 문제가 된 게 이 논쟁의 정체였다. 이것은 물론 비평사적 문맥에서 더욱 커다란 의의를 띠지만 한국 현대 시를 순수·참여 시의 2분 법으로 '편 가르기'하는 경직된 사고를 낳게 했다.   둘째로, 1960년대 시의 또 하나 주된 초상으로 난해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현대시의 난해성이 비로소, 그리고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 1960년대였다. 흔히 모더니즘 시로 명명되는 1960.. 2024. 11. 29.
1950년대 전쟁 체험과 소설 2 앞에서 6·25는 1950년대 이후의 소설이 사회적인 단층의 상상력을 편재화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래서 반역과 희생의 인간상이 많이 제시됨은 물론 전쟁은 기존의 가치를 교란·분해하고 파손시킨다는 상상력이나 인식이 두드러진다. 먼저 정한숙의 「고가와 곽학송의 「바윗골」 등은 전쟁을 계기로 해서 신분과 계급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말하자면 가족 체계와 신분 구조의 변화의 수직 이동을 통해서 가치 체계에 미치는 전쟁의 충격을 제시한 것이다. '고가는 비록 단편이긴 하지만, 일종의 가족사나 가족사 연대기 성격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현대의 가족사 소설의 성격이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한 가족의 특수한 변천사 속에 근대에서 현대로 이르는 이 땅의 정치사와 .. 2024. 11. 29.
1950년대 전쟁 체험과 소설 1 1950년대의 소설사적 성격을 구명할 때, 이와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전쟁이다. 그만큼 1950년대는 한마디로 지적해서 인위적인 재난인 전쟁의 시대인 동시에 전쟁 체험과 전후의 분위기가 편재화하는 수난의 시대였다. 따라서 문학이 그 시대의 갈등과 고뇌를 반영한다는 보편적인 현상을 굳이 감안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1950년 이래 한 국 현대소설의 제반 내용과 구조는 6·25의 체험과 영향의 상투적 성격과 기능을 배제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6·25는 현대소설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발생론적 배경이다. 6·25는 비단 1950년대의 소설 성격을 규정짓는 데 있어서 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 문학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도 직간접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의 1950년대는 전 방면이 전.. 2024.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