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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시적 흐름과 정신사적 의의 1950년대는 6·25 전쟁으로부터 시작되어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어지는 다사다난한 연대였다. 전쟁에 의한 참혹한 피해와 이의 복구는 1950년대를 관통하는 시대사적 명제였다고 할 것이다.     특히 이데올로기를 전면에 내세운 6·25 전쟁은 민족상잔이라는 비극을 낳았으며, 이로 인해 분단 체제는 고착화되었다. 그 결과 안보의 논리는 그 어떤 통일론에도 우선하는 절대 불가침의 신성화를 초래하였다. 민족 해방의 논리이건 절대 안보의 논리이건 간에 모두가 6·25 전쟁을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1950년대의 시대사를 개관하는 중요한 관점이 된다. 이 비극적인 전쟁을 통해 민족 분단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고착화되었고, 이를 빌미로 두 쪽으로 갈린 정치 체제는 권위주의적이며 독재적 권력의 아성.. 2024. 11. 29.
1945년부터 1950년까지 해방 공간의 소설 해방된 조국에 문학인이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는 식민지 문화의 잔재를 청산하는 일과 민족 문학의 재정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로 맞부딪친 것은 이념적인 갈등이었다. 소위 계급문학과 순수문학과의 갈등이다. 이 갈등의 뿌리는 1920년대 중반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 해방된 조국에서는 문단의 주도권 때문에, 혹은 정치 세력과의 동조 또는 결탁 때문에 작품보다는 작품 외적인 곳에서 더 치열하게 접전하고 있었던 셈이다.      먼저 주도권을 쥔 쪽은 계급문학 쪽이다. 문학의 질보다는 양을, 문학의 예술성보다는 문학의 도구성을 더 중요시하는 계급문학 쪽은 해방 다음 날에 벌써 '문인보국회' 간판을 떼어내고, '조선 문학건설본부'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임화, 김남천, 이원조, 이태준 등.. 2024. 11. 29.
1945년부터 1950년까지 개관과 시 2 해방 직후 시단의 두 경향에 대해 살펴보겠다. 해방 직후 문단은 계급문학으로서의 민족 문학과 순수문학으로서의 민족 문학이라는 두 경향으로 대립하고 있었다. 시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계급문학으로서의 민족시를 주장하는 시인과 순수문학으로서의 민족시를 주장하는 시인이 있었다. 전자의 경우가 김기림과 정지용 등이라면, 후자의 경우가 조지훈과 서정주 등이다.      김기림은 한국에 모더니즘을 소개한 시론가이자 장시를 발표한 시인이다. 그가 1930년대 모더니스트의 기수였을 때에는 순수시를 주장하였으나 해방 이후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계급문학을 옹호하는 주장을 폈다. 우리는 그의 그러한 주장을 1946년 2월 8일 전자문학자대회에서 행한 '우리 시의 방향'이라는 강연에서 들을 수 있다. 그는 이 강연에서 '.. 2024. 11. 21.
1945년부터 1950년까지 개관과 시 1 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기쁨만을 선물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다르게 주어진 분단이라는 비극의 현실 앞에 슬픔을 억누를 길 없었다. 또한 분단의 상황은 문인들에게도 분열과 투쟁으로 나타났다. 해방의 문학사적 의미는 이러한 혼란기에 민족 문학 수립이라는 진로 모색 단계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로 얻어진 해방은 그러나 완전한 독립이 되지 못하고 남북이 미국과 소련의 양대 진영에 의해 나누어진 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되었다. 1948년 남한만의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에는 38선을 경계로 하여 남북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정치적 혼란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으며, 36년간의 일제 수탈에서 벗어나긴 했으나 경기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민족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 대.. 2024. 11. 21.
1930년부터 1945년까지 소설의 흐름 2 1930년부터 1945년 소설의 갈래로는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와 외면이 있다. 1930년대 초 한국의 문화 전반에 대한 일본의 탄압은 그 종반과 1940년대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가열되었다. 세상이 이와 같이 암담해지자 특별한 몇몇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인은 현실에서 얼굴을 돌리거나 멀리 도피해 버렸다. 소설가 중에는 전원에 머물며 순수란 이름으로 미문을 남기기에 몰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하여 에로스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도 있었고 자기의 신변에서 떠나지 않거나 자신의 의식 분석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었다.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경우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통치에서 오는 삶의 고통스러움, 사회의 불균형성을 문제 삼는 작품보다는 사소한 일상 주변에 머물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 2024. 11. 21.
1930년부터 1945년까지 소설의 흐름 1 1930년대에서 1945년 해방이 되기 전까지의 한국 문단은 여러 가지 색채와 음성이 뒤섞인, 주조를 잡을 수 없는 성격의 것이었다. 1920년대 초에는 낭만과 퇴폐적인 경향이 풍미했고 그 중반 이후에는 프로문학과 국민문학이 첨예하게 맞섰던 사실과 견주어보면, 문단들 주도하는 어떠한 흐름도 없었다는 것이 이 시기의 특성이라면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33년에 결성된 구인회가 있었으나 이는 하나로 모인 강한 주장을 내세우는 그전 문인들의 모임과는 성격이 달라 색채와 경향이 뚜렷하지 않은 일종의 친목 단체 비슷한 것이었다. 1930년대 초반 잠깐 유진오, 이효석으로 대표되는 동반자작가들이 상당히 경향성이 짙은 작품들을 발표했으나 1931년 카프 맹원에 대한 제1차 검거 선풍이 분 뒤부터 그러한 작.. 2024. 11. 21.